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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SHIP INBOUND

5화

14분장면 4

벨라트릭스-7 궤도방어단 관제실10시 58분

전문은 퀸 중위의 단말기로 들어왔다. 퀸은 그것을 소리 내어 읽는 대신 출력해서 리어리에게 가져왔다.

제18함대 지원 전력은 타 성계 방어로 전환. 벨라트릭스-7 지원 도착 예정 없음. 궤도방어단은 잔여 인원으로 지상 방어 체계에 합류할 것. 아울러 적 강하 방식, 강하 지점, 지상 공격 우선순위, 사용 장비를 관측되는 대로 계속 보고할 것. 이 보고는 인접 성계 방어 준비에 직접 사용됨.

07시 40분에 '검토 중'을 받고 09시 44분에 '편성 중'을 받았을 때부터, 리어리는 언젠가 이런 전문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도착 예정 없음'이라는 말을 종이 위에서 마주하자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다음 문장들은 명령이었다. 잔여 인원으로 지상 방어에 합류할 것. 관측되는 대로 계속 보고할 것. 두 지시는 한 줄씩 떨어져 있었지만, 둘 다 같은 사람들로 해내야 했다.

"인원 현황 띄워."

퀸이 단말기를 돌려 보였다. 궤도 위 포대 여섯 기에 상주하던 인원은 186명이었다. 살아서 내려온 건 4번과 5번 포대의 서른여덟 명뿐이었다. 두 포대의 축전이 바닥난 09시 30분에 리어리가 퇴거를 지시했고, 구조정 다섯 척이 남반구 바다에 착수해 해안경비대가 회수하는 중이었다. 1번, 2번, 3번, 6번 포대의 148명은 연락이 없었다. 지상에 남은 궤도방어단 인원은 이 관제실의 스물네 명이 전부였다.

리어리는 관제실 앞쪽으로 나가 섰다. 스물네 명이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보았다.

"남부성계사령부 회신이다. 지원 함대는 오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부터 두 가지를 한다. 지상 방어에 합류하는 것, 그리고 놈들이 어떻게 내려오는지 지켜보고 사령부에 보고하는 것. 사령부는 그 보고로 다음 성계를 준비한다. 세부 편성은 15분 안에 정해서 알려 주겠다. 그동안 각자 콘솔 기록부터 전부 저장해."

통신 콘솔의 오티즈 하사가 손을 들었다.

"4번, 5번 인원은 회수되면 어디로 보냅니까."

"해안경비대에서 의료 확인부터 받게 하고, 그다음은 지상방공사령부로 넘긴다. 그쪽 연락선 열어 둬."

벨 상사가 탐지 콘솔 앞에서 리어리를 불렀다. 프라이스가 그 옆에 앉아 있었다.

"소령님, 관측을 계속하실 거면 여기서는 안 됩니다."

"이유."

"놈들은 송전 위성 궤도까지 알고 들어왔습니다. 이 관제실 좌표를 모를 거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궤도를 정리했으니 다음은 지상 지휘시설이고, 강하 전에 한 번은 칠 겁니다."

"그럼 어디서 보나. 장거리 관측 장비는 다 여기 있어."

"포트 엘리스 우주항 접근 관제 레이더가 정지궤도 높이까지 봅니다." 프라이스가 말했다. "해상도는 군용보다 떨어지지만 수송함 크기면 충분히 잡힙니다. 비콘 관제용 민간 서브스페이스 중계기도 있습니다."

"우주항이면 놈들도 노릴 텐데."

"내려온 다음에는 그렇겠죠." 벨이 말했다. "그 전까지는 안 건드릴 겁니다. 하이랜드 발전소도 지금까지 한 발도 안 맞았습니다."

리어리는 하이랜드 쪽 기록을 떠올렸다. 발전소는 교전 내내 최대 출력으로 돌았고, 놈들은 거기서 전력을 받아 가는 송전 위성만 부쉈다. 발전소 자체는 궤도에서 한 발이면 끝났을 텐데 손대지 않았다. 상륙한 뒤에 쓸 생각이라면 우주항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강하가 시작되면 우주항이 첫 목표 중 하나가 됩니다." 프라이스가 덧붙였다. "그 전에 빠져나와야 합니다."

전화는 그때 왔다. 지상방공사령관 하그리브스 대령이었다.

"소령, 사령부 전문 받았지. 지상 방어 체계 합류. 내 포대에 사격통제 요원이 모자라. 관제실 인원 전부 이쪽으로 보내."

"같은 전문에 관측 보고 지시가 따로 있습니다. 강하 방식, 강하 지점, 지상 공격 우선순위를 계속 보고하라는 겁니다. 저희가 전부 빠지면 그 보고를 할 사람이 없습니다."

"보고는 내 포대에서도 할 수 있어."

"포대 레이더는 대기권 안의 강하정에 맞춰져 있습니다. 궤도의 수송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려면 장거리 관측이 필요합니다. 관제실은 비우고, 관측 인원만 포트 엘리스 우주항으로 옮기겠습니다. 거기 접근 관제 레이더를 쓰겠습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하그리브스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묻는 소리가 들렸다. 곧 그가 다시 말했다.

"몇 명 데려가나."

"일곱 명입니다. 나머지 열일곱 명은 벨 상사가 인솔해서 대령님께 보내겠습니다. 전부 궤도 사격통제 요원입니다. 대기권용 장비는 처음이겠지만 한 시간이면 익힐 겁니다."

"열일곱이라. 좋아, 30분 안에 차 보낸다." 하그리브스가 말했다. "대신 소령, 우주항에서 올리는 보고는 나한테도 같이 넘겨. 사령부는 7분 거리지만 나는 백 킬로미터 거리야."

"그렇게 하겠습니다."

편성은 짧게 끝났다. 관측조는 리어리와 퀸, 프라이스, 오티즈, 그리고 탐지병 셋이었다. 나머지 열일곱 명은 벨이 맡았다. 벨은 편성표를 받자마자 자기 조 인원을 불러 모아 챙길 장비를 나눠 주기 시작했다.


11시 24분, 퀸이 야간 교대 일지를 암호 장비 가방에 넣다가 말했다.

"소령님, 카트라이트 화물선 정오 재배정 건이 아직 살아 있습니다."

정오까지 36분이었다. 재배정된 도착 지점은 B-2였다.

"카트라이트 운항실 연결해. 성계간수송사령부 남부 관제소도."

카트라이트 상선 본사는 코린트-4에 있었고, 통신 지연은 편도 4분이었다. 성계간수송사령부 남부 관제소는 편도 3분이었다. 오티즈가 두 곳에 같은 문의를 보냈다.

11시 33분에 남부 관제소의 답이 먼저 왔다. 카트라이트 상선 소속 화물선 〈레드 헤론〉, 승무원 열한 명. 07시 10분 코린트-4 출항, 현재 FTL 항행 중이라 교신 불가. B-2 도착 예정 12시 00분.

코린트-4에서 그 시각에 벨라트릭스의 사정을 알았을 리 없었다. FTL 항행 중인 배와는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리어리가 떠올린 건 하나였다. 민간 비콘은 도착한 선박에 접근 경로와 관제 지시를 자동으로 송출했고, 도착한 배가 가장 먼저 받는 것이 그 송출이었다.

"남부 관제소에 요청해. B-2 도착 송출 내용을 바꿔 달라고. 적 함대 존재, 접근 금지, 즉시 이탈."

11시 36분에 카트라이트 운항실의 답이 왔다. 선박과 교신할 수단 없음. 그 한 줄이었다.

11시 41분에 남부 관제소의 두 번째 답이 왔다.

B-2 원격 접속은 아직 유지 중. 송출 내용 변경 가능. 단, 변경 시 적이 아군의 원격 접속을 인지할 가능성 높음. 이 경우 적이 접속을 차단할 것으로 판단되며, 귀 단의 B-2 원격 측정 수신도 함께 끊길 것임. 승인 여부 회신 바람.

프라이스가 그 문장을 읽고 리어리 쪽을 보았다. B-2의 원격 측정은 지금 관측조가 가진 가장 빠른 눈이었다. 그 비콘에 무언가 도착하면 빛보다 2분 35초 먼저 알려 주는 유일한 수단이었고, 놈들의 후속 수송단이 같은 비콘으로 들어온다면 그걸 가장 먼저 알려 줄 것도 그 원격 측정이었다.

"소령님, 원격 측정이 끊기면 후속 도착은 빛으로만 봐야 합니다."

"놈들은 그 접속을 언제든 끊을 수 있어. 아직 안 끊은 건 신경을 안 쓰고 있어서일 거다. 오늘 안 끊으면 내일 끊겠지." 리어리가 말했다. "승인한다고 보내."

11시 47분, 하그리브스가 보낸 차량 세 대가 벨의 조를 태우고 떠났다. 관제실에는 일곱 명이 남았고, 콘솔 열일곱 개가 꺼진 채 비어 있었다.

11시 52분, 남부 관제소가 송출 변경을 확인했다.

B-2 근처에는 수송함들이 행성 쪽으로 떠난 뒤에도 구축함급 두 척이 남아 있었다. 프라이스가 10시 50분에 처음 보고한 경계 전력이었다. 두 척은 그 뒤로 비콘 주변을 크게 돌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11시 59분 20초, 프라이스가 말했다.

"B-2 전이 감지. 단일 선박, 질량은 중형 화물선 범위입니다. 배정 시각보다 40초 이릅니다."

리어리는 탐지 콘솔 뒤에 섰다. 화물선이 다시 뛰려면 워프 절차에만 25초가 걸렸다. 송출을 읽고 판단할 시간까지 생각하면 빨라도 30초는 지나야 했다.

콘솔의 초 단위 숫자가 넘어갔다. 20초, 25초.

"이탈 전이 감지." 프라이스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11시 59분 51초. 같은 선박입니다. 도착 31초 만에 다시 뛰었습니다."

31초. 워프 절차 25초를 빼면 레드 헤론의 선장에게 남은 건 6초였다. 그 6초 동안 그가 송출 경보를 읽었는지, 아니면 센서에 뜬 구축함 두 척을 보고 그냥 뛰었는지 리어리로서는 알 수 없었다. 어느 쪽이든 선장은 기다리지 않았다.

12시 01분 55초, 지상 관측소의 광학 영상 속 B-2 자리에 작은 빛 하나가 번졌다. 31초 뒤 그 빛이 사라졌고, 몇 초 뒤 경계 구축함 한 척에서 궤적선 하나가 그어졌다.

"경계 구축함 사격. 해당 좌표입니다." 프라이스가 말했다. "목표 없음."

12시 04분 10초, B-2 원격 측정이 끊겼다. 프라이스는 마지막 수신 시각을 기록했다.

"레드 헤론 이탈 건하고 원격 측정 두절 시각, 사령부 보고에 넣어." 리어리가 말했다.


12시 15분남부 해안 도로

프라이스는 관제실을 나서기 전에 지상 관측소 영상이 무인 중계로 계속 넘어오도록 설정해 두었다. 관측조는 군용 차량 두 대에 나눠 타고 남쪽 해안으로 향했다. 포트 엘리스까지는 130킬로미터였다.

도로는 생각보다 막혀 있었다. 최고 단계 경보가 내려진 지 두 시간 가까이 지났고, 차들은 대부분 같은 방향, 해안 쪽으로 가고 있었다. 우주항이 있는 쪽이었다. 갓길에는 배터리가 바닥난 차들이 서 있었고, 충전소마다 줄이 늘어서 있었다. 운전병이 경광등을 켜고 갓길로 빠져 달렸다.

리어리는 뒷좌석에서 프라이스의 휴대 단말로 들어오는 관측 영상을 보며 수송함 열두 척의 궤도 도달 예상 시각을 다시 계산했다. 14시 50분 전후. 우주항에 도착하고 50분쯤 남는 셈이었다.

13시 47분, 프라이스가 말했다.

"관제실 중계 끊겼습니다."

30초쯤 뒤에 무전이 들어왔다. 벨이었다.

"관측조, 벨입니다. 북쪽, 관제실 방향 섬광 한 번. 3초 뒤 지면 진동. 궤도 폭격으로 판단합니다. 시각 13시 47분 20초."

"알았다. 그쪽은."

"이상 없습니다. 포대 장비 익히는 중입니다."

리어리는 퀸에게 그 시각을 일지에 적으라고 했다. 퀸은 무릎 위에 일지를 펴고 적었다.


14시 05분포트 엘리스 우주항 관제탑

관제탑은 여객 터미널 건물 위에 있었다. 터미널 1층은 사람으로 차 있었다. 대부분 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고, 출발 안내판에는 모든 편이 '대기'로 떠 있었다. 군복 차림의 일곱 명이 그 사이를 지나 직원용 승강기로 가는 동안, 몇몇 사람이 다가와 무언가를 물으려다 그만두었다.

관제탑장 루스 하딩은 쉰 살쯤 된 여자였다. 리어리가 신분증을 꺼내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말했다.

"행성방어군 연락은 받았습니다. 레이더 콘솔 두 개 비워 놨어요." 그리고 곧바로 물었다. "소령님, 지금 패드에 올라가 있는 배가 아홉 척입니다. 탑승 마친 사람이 2천 명 가까이 돼요. 행성정부는 세 시간 넘게 결정을 못 하고 있습니다. 지금 띄우면 어떻게 됩니까."

리어리는 아는 대로 말했다. 궤도에는 전함급 넷과 순양전함급 일곱, 그리고 구축함들이 있다. 오늘 아침 궤도에 있던 방어 플랫폼 여섯 기와 요격기 여덟 대는 그 함대를 한 척도 줄이지 못했다. 대기권을 벗어나는 민간선은 궤도에 닿기 전에 맞는다.

"발사 허가는 제 권한이 아닙니다. 다만 행성정부에 같은 의견을 올리겠습니다."

하딩은 그 말을 듣자마자 자기 콘솔로 돌아가 회선을 열었다.

"비상대책실, 포트 엘리스 관제탑입니다. 행성방어군 궤도방어단장이 지금 여기 와 계십니다. 민간선 발사에 관한 의견, 직접 들으시죠." 그녀가 수화기를 리어리에게 내밀었다.

리어리는 수화기를 받아 방금 한 말을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관등성명부터 댔다. 회선 너머의 담당관은 그의 말을 끝까지 받아 적고, 행성정부 명의로 민간선 발사 중지 지시를 내리겠다고 했다. 통화가 끝나자 하딩은 리어리에게서 수화기를 돌려받고 레이더 콘솔 두 개를 가리켰다.

"쓰세요."


14시 52분

접근 관제 레이더는 군용 장비보다 단순했다. 관제실 중계가 끊긴 뒤로 관측조에 남은 장거리 눈은 이것 하나였다. 프라이스는 민간 표시 형식에 익숙해지는 데 10분을 썼고, 그다음부터는 수송함 열두 척을 놓치지 않았다.

"수송함 궤도 진입 완료. 고도 400킬로미터 안팎, 세 개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프라이스가 말했다. "각 그룹에서 소형 물체 분리 중. 강하정으로 추정합니다. 한 척당 여덟…… 아닙니다, 열입니다."

"강하 예상 지역."

"계산 중입니다. 지금 궤도와 분리 방향으로 보면 세 곳입니다. 하이랜드 고원, 수도권 북부 평야, 그리고……" 프라이스가 좌표를 한 번 더 대조했다. "세 번째 타원 중심이 여기입니다. 포트 엘리스."

"대기권 진입까지."

"20분 안팎입니다. 15시 15분 전후."

리어리는 오티즈를 불렀다.

"우선순위 플래시. 수신 남부성계사령부, 지상방공사령부. 14시 52분 적 수송함 12척 궤도 진입, 세 개 그룹으로 분산. 수송함당 강하정 약 10척 분리 개시. 1차 강하 예상 지역 하이랜드 고원, 수도권 북부 평야, 포트 엘리스 우주항. 대기권 진입 예상 15시 15분 전후. 관측조는 강하 개시까지 현 위치에서 관측 후 이동."

오티즈가 받아 적는 동안 하딩은 이미 터미널 방송 마이크를 들고 있었다. 리어리가 그쪽으로 돌아섰을 때는 첫 문장이 스피커로 나가고 있었다.

"포트 엘리스 우주항 관제탑에서 알려 드립니다. 오늘 모든 출발 편은 취소되었습니다. 탑승하신 승객은 지금 즉시 하선하십시오. 터미널에 계신 분들은 우주항 건물에서 나가 내륙 방향으로 이동하십시오. 다시 말씀드립니다……"

리어리는 프라이스에게 레이더 기록을 휴대 장비로 복사하라고 지시했다. 아래층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소리가 관제탑 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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