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ISA SHIP INBOUND2화

ISA SHIP INBOUND

2화

10분

KMS 노르트빈트(T218)작전 개시 후 2시간 3분

전투배치가 두 시간을 넘기면서 함교의 천장 조명은 꺼지고 붉은 작전등만 남아 있었다. 콘솔 화면의 빛이 승조원들의 얼굴을 아래에서 비췄다. 승조원들은 근무복 차림이었고, 콘솔마다 옆 벽면에 붙은 비상 보관함은 전투배치와 함께 잠금이 풀려 있었다. 화재가 나면 불길에 산소가 덜 가도록 공조기를 평소보다 약하게 돌리고 있어서 함교 공기는 미지근했고, 오래 켜 둔 전자장비의 냄새가 고여 있었다.

정면 화면 속 벨라트릭스-7은 이제 뚜렷한 원반으로 보였다. 낮 쪽 절반이 푸른 회색으로 빛났고, 밤 쪽 가장자리를 따라 대기층이 얇은 띠를 두르고 있었다. 노르트빈트가 속한 구축함 전대 여섯 척은 본대보다 한 시간 넘게 앞서 행성에 다가가고 있었다. 뒤쪽 화면에서 본대는 아직 점 몇 개에 불과했다.

권태준 소령은 행성의 띠를 한 번 보고 함장석 왼쪽 보조 화면의 시간표로 눈을 옮겼다. 노르트빈트가 받은 명령서는 두 장이었고, 그중 한 장 반이 시각과 좌표였다.

"2단계 이탈까지 4분."

항해장 베버 대위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쥐트빈트."

"정상입니다. 좌현 후방 2만 킬로미터, 같은 시간표로 따라옵니다."

이탈 후 두 척이 할 일은 명령서 두 번째 장에 적혀 있었다. 전대 대열에서 떨어져 행성을 돌아 들어가, 저궤도의 연방군 송전 위성 네 기를 파괴한다. 첨부된 정보부 자료에는 위성 네 기의 궤도와 크기가 적혀 있었고, 이 위성들이 사라지면 궤도 방어포대 가운데 최소 네 기가 전력을 잃는다는 분석이 붙어 있었다. 무장 없음, 장갑 없음, 엄호 전력 없음. 지금 그 위성들은 행성 너머에 있었다. 행성에 가려 센서로 잡을 수도, 포로 겨눌 수도 없었다. 행성 가장자리를 돌아 위성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부터가 2단계였다.

"연방 포대 6발, 전대 방향. 탄착까지 1분 30초." 전탐장 서민재 중위가 말했다. "전대 회피 기동 들어갔습니다."

화면 한쪽에서 하얀 선 여섯 개가 전대를 향해 느리게 뻗어 오고 있었다. 거리가 멀 때는 저 선이 도착하는 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처음 몇 차례는 그 선이 다가올 때마다 함교 어딘가에서 숨을 참는 소리가 들렸지만, 두 시간 동안 수백 발이 빗나가는 걸 본 뒤로는 고개를 드는 사람도 없었다. 거리가 줄어 1분 반이 된 지금도, 전대는 그 사이에 진로를 조금씩 비틀어 탄착 지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권태준은 그 선들을 잠깐 지켜보았다. 맞지 않는 포를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쏘는 상대가 저 아래에 있었다. 저쪽도 맞지 않는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회피 기동을 계속 강요해서 시간을 끌려는 것인지도 몰랐다.

"부장, 손상통제반."

부장 오카다 대위가 함내 회선으로 구획마다 확인을 받았다. 그는 구획별 보고를 끝까지 받아 적은 다음 말했다.

"전 구획 배치 완료입니다. 3번 냉각 계통 압력이 기준치 상한에 붙어 있습니다. 기관실은 이탈 기동까지는 문제없다고 합니다."

"그 뒤는."

"고가속을 오래 끌면 장담 못 한답니다."

그때 서민재가 콘솔 쪽으로 몸을 숙였다.

"함장님. 행성 야간 쪽 표면에서 열 신호 다수 상승 중입니다."

"수."

"여덟. 크기와 상승률로 보면 궤도요격기급으로 추정됩니다. 지상 발진 직후, 현재 고도 약 이백 킬로미터, 계속 상승 중입니다."

"진로."

"아직 상승 단계라 확정이 어렵습니다. 지금 궤적을 그대로 연장하면 우리 2단계 예정 경로와 행성 야간 쪽 상공에서 만납니다. 다만 단순 연장값입니다. 지상 관제가 붙어 있으면 언제든 바뀝니다."

권태준은 시간표의 2단계 항목 아래에 붙은 주석을 다시 읽었다. 연방군 궤도요격 전력은 평시 15분 대기로 판단. 2단계 개시 시점에는 지상에서 대기 중일 것으로 예상.

"발진 시점. 시간표 가정하고 맞나."

"안 맞습니다." 서민재가 기록을 확인했다. "정보부 가정대로라면 전대 접근을 보고 발진을 결정해도 지금은 아직 지상에 있어야 합니다. 그보다 일찍 떴다는 것까지는 확실합니다. 대기 단계를 언제 올렸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권태준은 그 가정이 왜 틀렸는지 따지는 일은 뒤로 미뤘다. 지금 중요한 건 곧 노르트빈트가 들어갈 공간에 저것들이 있느냐였다.

"전대장님 연결해."

화면 구석에 전대 기함의 함교 영상이 떴다. 애슈필드 대령은 작전 중인데도 정복 차림이었다. 그는 영상이 연결된 뒤에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노르트빈트입니다. 연방군 궤도요격기급 8기 지상 발진 확인. 궤적 연장 시 2단계 경로와 교차합니다. 발진 시점이 시간표 가정보다 이릅니다. 이탈 시점 조정, 또는 전대 구축함 2척 추가 투입을 요청드립니다."

"요격기 여덟 대다, 소령. 구축함 두 척이 상대 못 할 숫자가 아니야. 나머지 넷은 3단계에서 본대 궤도 진입을 엄호해야 한다. 3단계는 2단계 완료를 전제로 짜여 있고, 2단계가 늦으면 상륙 일정 전체가 밀린다. 그건 내 권한 밖이다."

"알겠습니다."

"시간표 엄수해."

영상이 꺼졌다.

"이탈까지 3분 10초." 베버가 말했다. 그는 이미 다른 화면을 열어 두고 있었다. "함장님, 어차피 물어보실 것 같아서 미리 뽑아 뒀습니다. 지금 경로 그대로면 행성 가장자리를 낮게 돌게 됩니다. 송전 3번이 시야에 들어오는 시점에 우리 고도가 약 9천 킬로미터인데, 요격기들이 지금 속도로 올라오면 거의 그 지점에서 만납니다."

"대안."

"이탈 각도를 행성 바깥쪽으로 들어 올리면 높게 돌 수 있습니다. 높을수록 행성 너머를 일찍 봅니다. 그만큼 위성을 먼저, 멀리서 쏠 수 있고, 요격기는 우리를 잡으려면 더 높이 올라와야 합니다." 베버가 화면에 곡선 세 개를 겹쳐 띄웠다. "10도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시야가 40초쯤 빨리 열릴 뿐입니다. 20도면 2분 가까이 벌지만, 도착 시각을 시간표에 맞추려면 기관 출력을 한계 위로 올려야 합니다. 15도가 기관 한계 안에서 낼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시야 확보 약 1분 30초 선행, 도착 시각 유지."

"요격기는 그걸 보고 어떻게 나오지."

베버는 대답 대신 서민재를 보았다. 서민재가 받았다.

"지상 관제가 우리를 계속 보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두 시간 내내 우리 전대를 추적해서 쐈으니까요. 우리가 각도를 바꾸면 요격기도 따라 바꿀 겁니다. 다만 위로 올라오는 데는 시간이 듭니다. 지상에서 막 뜬 기체들이니까요. 1분 30초를 다 벌지는 못해도 일부는 남을 겁니다."

"요격기 무장 사거리 자료는."

"6년 전 자료에 추정치만 있습니다. 실측값이 아닙니다."

"부장."

오카다는 벌써 기관실과 통화하는 중이었다. 수화기를 귀에서 떼며 그가 말했다.

"15도면 기관장이 이탈 후 6분 정도는 버틴다고 합니다. 그 뒤로는 3번 냉각 계통 때문에 출력을 내려야 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높이 돌면 쥐트빈트와 간격이 벌어집니다. 지금 2만 킬로미터를 그대로 두면 서로 근접방어 범위를 겹쳐 줄 수가 없습니다."

권태준은 화면에 겹쳐진 곡선 세 개를 보았다. 시간표가 정해 둔 건 도착 시각과 목표였다. 어느 길로 돌아가라는 줄은 없었다. 그 빈칸을 쓰는 게 명령을 지키는 것인지 피해 가는 것인지, 그는 잠깐 따져 보다가 그만두었다.

"15도로 간다. 도착 시각과 목표는 시간표대로. 쥐트빈트에 경로 넘기고 간격 1만 킬로미터로 좁히라고 해. 부장, 근접방어 전 포대 자동 대응으로. 요격기가 쏘는 미사일부터 막는다. 서 중위, 요격기 여덟 기에 개별 추적 번호 붙이고 접근 순서대로 정렬. 포술장."

함교 아래층 사격통제실에서 그레이엄 대위의 목소리가 회선을 타고 올라왔다.

"포술장입니다."

"시야 들어오는 즉시 3번, 이어서 4번. 멀리서 쏘게 되니까 첫 발에 욕심내지 말고 두 발씩 나눠 쏴."

"알겠습니다. 3번 2발, 4번 2발."

"이탈 10초 전."

권태준은 등을 의자에 붙였다.

"2단계 이탈."

함체가 낮게 울었다. 관성상쇄 장치가 몸에 걸리는 힘을 대부분 지워 주었지만, 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기관의 진동까지 지우지는 못했다. 정면 화면에서 전대의 표시들이 뒤로 밀려났고, 행성의 둥근 윤곽이 화면 아래로 천천히 가라앉았다. 노르트빈트는 예정보다 높은 곡선을 그리며 행성 가장자리를 향해 들어갔다.

"기관 출력 94퍼센트. 3번 냉각 압력 상승 중, 아직 한계 안입니다." 오카다가 말했다.

"요격기."

"진로 변경 확인." 서민재가 곧바로 보고했다. "이탈 20초 만에 바꿨습니다. 여덟 기 전부 상승각을 키웠습니다. 우리 새 경로 쪽입니다."

20초. 권태준은 적어도 1분은 걸릴 거라고 보고 있었다. 저 아래 관제실은 이쪽의 각도 변화를 거의 실시간으로 잡아서 요격기에 넘기고 있었다.

"벌 수 있는 시간 다시 계산해."

"계산 중입니다." 베버가 말했다. "요격기 상승률이 고도가 오를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1분 30초 중에 남는 건…… 50초 안팎입니다."

"송전 3번 시야 진입까지."

"1분 10초."

행성 가장자리 너머에서 대기층의 얇은 띠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었다. 그 너머 어딘가에 아무도 지키지 않는 위성 하나가 궤도를 돌고 있었고, 그 아래쪽에서 여덟 개의 점이 비스듬히 올라오고 있었다.

"쥐트빈트 간격 1만 3천. 좁혀지는 중입니다."

"3번 냉각 계통 압력 한계 도달. 기관실이 출력 2퍼센트 감소를 요청합니다."

"승인."

"송전 3번 시야 진입 30초 전."

"사격통제실, 조준 잡히는 대로 보고해."

"알겠습니다."

행성 가장자리의 빛 너머에서 작은 점 하나가 떠올랐다. 서민재가 그 점에 표시를 붙였다. 연방군 송전 위성 3번. 정보부 자료에 적힌 궤도 그대로였다.

"목표 포착." 그레이엄의 목소리였다. "3번 조준 완료. 거리 4만 2천."

"요격기 선두 거리."

"6만 1천. 접근 중입니다."

"사격 개시."

노르트빈트의 주포 두 문이 차례로 불을 뿜었다.

작전 지도

크게 보기

송전 위성을 향한 2단계 이탈 · 도식 · ISA 구축함 노르트빈트 기준

회차 목록도감타임라인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