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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SHIP INBOUND

1화

11분

벨라트릭스-7 성계ISF 650년 4월 11일06시 31분

클라크 대위는 전화를 끊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소령님 사정은 압니다. 저희 사정도 좀 봐주십시오. 제4궤도요격대대 8기 중에 세 기가 추진기 점검 기한을 넘겼습니다. 이번 주 안에 정비를 못 넣으면 다음 달 감사에서 대대장이 먼저 날아갑니다."

리어리는 수화기를 어깨와 귀 사이에 끼운 채, 다른 손으로 야간 교대 일지를 넘기고 있었다. 일지는 깨끗했다. 22시 14분, 카트라이트 상선 소속 화물선 한 척이 민간 비콘 B-2에 배정된 도착 시간대를 놓쳐 오늘 정오로 재배정. 그 외 특이사항 없음. 그 한 줄을 빼면 지난 열두 시간 동안 관제실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대위, 대기 전력을 다섯 기로 줄이겠다는 거면 서면으로 올려. 협조 요청서 양식 있잖나."

"그 양식으로 올리면 처리에 열흘 걸립니다."

"그러니까 열흘 전에 올렸어야지."

수화기 너머에서 짧은 한숨이 들렸다. 클라크는 나쁜 장교가 아니었다. 다만 궤도전투사령부(OCC) 연락장교인 그가 받는 명령과 행성방어군인 리어리가 받는 명령은 서로 다른 건물에서, 서로 다른 사람의 서명으로 내려왔다. 리어리는 그걸 고칠 권한이 없었고, 클라크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정오까지만 여덟 기 유지해 주게. 오후에 단장님 결재받아서 내가 직접 넘기지."

"……알겠습니다. 정오까지입니다."

리어리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일지에 서명했다. 콘솔 옆에 서 있던 퀸 중위가 그 일지를 받아 들었다. 밤새 앉아 있던 사람답게 군복 깃이 한쪽으로 접혀 있었다.

"인계 받았다. 들어가 봐."

"네. 카트라이트 쪽은 도착 시간대 위반 경고장 초안을 만들어 놨습니다. 오전 중에 보시고 서명만 해 주시면 됩니다."

"이번 달 세 번째지."

"기록상으로는 세 번째입니다. 지난주에 한 번 더 있었는데, 배정 시간보다 40초 일찍 들어와서 위반으로 안 잡혔습니다."

퀸이 경례를 하고 나가자, 관제실에는 공조기 소리와 콘솔 팬 소리만 남았다. 정면 벽의 전술 화면에는 행성 벨라트릭스-7과 그 주위를 도는 여섯 기의 궤도방어플랫폼(ODP), 행성 반대편의 송전 위성 네 기, 그리고 0.31 AU 바깥에 고정된 민간 비콘 B-1과 B-2가 늘 그렇듯 같은 자리에서 녹색으로 떠 있었다. 리어리는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경고장 초안을 열었다.

06시 47분, 맨 앞줄 탐지 콘솔에서 프라이스 하사가 말했다.

"소령님, 민간 비콘 B-2 전이 감지. 도착 시간대 미배정입니다."

리어리는 경고장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카트라이트가 정오까지 못 참았나 보군. 위반으로 기록하고 도착 선박에 식별 요구 보내."

"식별 요구 송신했습니다." 프라이스가 잠깐 말을 멈췄다. "소령님, 비콘에서 전이 감지가 한 건 더 들어왔습니다. 두 건 연속입니다."

"카트라이트가 두 척을 보냈나."

"그쪽 운항 계획서에는 한 척입니다. 그리고……" 프라이스는 화면 한쪽에 비콘 원격 측정 기록을 띄웠다. "감지가 계속 들어옵니다. 지금 다섯 건. 여섯 건."

리어리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전술 화면의 B-2 표시 옆에 전이 감지 건수가 떠 있었다. 숫자는 그가 보는 동안 7이 되었다.

"비콘 오작동일 가능성."

"있습니다. B-2는 지난 2월에 원격 측정 모듈이 같은 전이 기록을 중복으로 송신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세 건이었습니다."

"자가진단 돌려."

"자가진단 요청합니다."

프라이스가 자가진단을 거는 동안 리어리는 일어서서 탐지 콘솔 뒤로 갔다. 프라이스의 화면에는 비콘이 서브스페이스로 보낸 원격 측정 기록이 줄줄이 떠 있었다. 전이 시각, 도착 위치 오차, 전이 질량 추정치. 첫 번째 기록의 전이 질량을 보는 순간, 리어리는 경고장을 생각하는 걸 그만두었다.

"질량이 이 정도면 화물선이 아닌데."

"네. 첫 번째 건만 해도 중형 화물선 열네 척 분량입니다. 그래서 저도 모듈 오류 쪽을 먼저 의심했습니다. 이 값을 그대로 믿으면 말이 안 되는 숫자라서요."

관제실 뒤편에서 벨 상사가 걸어와 프라이스의 다른 쪽 어깨 뒤에 섰다. 그는 숫자를 한 번 훑어보더니, 아무 말 없이 옆 콘솔로 가서 송전망 상태를 띄웠다.

"자가진단 결과 나왔습니다." 프라이스가 말했다. "원격 측정 모듈 정상. 전이 감지기 정상. 오류 없음."

전이 감지 건수는 11이었다.

리어리는 거리를 따져 보았다. 비콘의 원격 측정은 서브스페이스로 오기 때문에 이 거리에서는 거의 실시간이었다. 하지만 B-2 근처에서 실제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눈으로 보려면, 그곳의 빛이 이곳까지 와야 했다. 0.31 AU. 빛으로 2분 35초. 지금 관제실이 알고 있는 건 비콘이 무언가를 감지했다는 사실뿐이었고, 그 무언가를 비춘 빛은 아직 이쪽으로 건너오는 중이었다.

"B-2 쪽으로 시야 나오는 플랫폼."

"ODP 6번입니다. 6번 광학 관측 장비와 적외선 센서 B-2 방향으로 돌리겠습니다."

"돌려. 첫 전이 시각 기준으로 빛이 여기 닿는 시점 계산해서 화면에 띄워."

"첫 전이 광학 확인까지 1분 12초."

리어리는 통신 콘솔 쪽을 돌아보았다. 통신 담당 하사가 그를 보고 있었다.

"남부성계사령부에 보고를 보낼까요?"

리어리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보고를 보내면 내용은 "민간 비콘에 정체불명의 대형 질량 다수 전이, 원인 미상"이 될 것이었다. 7분 뒤 그 보고를 받은 사령부 당직장교는 무엇이 왔느냐고 되물을 것이고, 그 질문이 다시 7분 뒤에 도착할 것이었다. 1분 남짓 뒤면 적어도 무엇이 왔는지는 알게 된다. 그는 그 1분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보고 초안 작성해. 우선순위 플래시, 내용은 비워 두고. ODP 전 포대 충전 개시 준비. 하이랜드 발전소에 송전 출력 증강 대기 통보."

"훈련 코드로 보냅니까, 실전 코드로 보냅니까?"

리어리는 다시 화면을 보았다. 전이 감지 건수는 16이었다.

"대기 통보는 실전 코드로. 아직 충전은 하지 마."

통신 하사가 복창하고 통보문을 입력했다. 관제실 안의 사람들이 하나둘 리어리 쪽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아무도 묻지 않았다. 리어리는 그 시선들을 등 뒤로 느끼면서 수화기를 다시 들었다. OCC 연락 회선이었다. 신호음이 두 번 울리고 클라크가 받았다.

"제4궤도요격대대 대기 전력 지금부터 5분 대기로 올려. 여덟 기 전부."

"소령님, 방금 정오까지 여덟 기 유지라고……"

"유지가 아니라 5분 대기로 올리라는 거야. 민간 비콘 B-2에 정체불명의 질량 다수 전이. 아직 식별 전이다."

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 리어리는 클라크가 무언가를 받아 적는 소리를 들었다.

"소령님, 이거 저희 쪽 지휘 계통으로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행성방어군 요청만으로 5분 대기 격상은……"

"확인 받아. 그 사이에 조종사들 장구 입혀서 기체 옆에 세워 두고."

"……알겠습니다."

"빛 도착 10초 전." 프라이스가 말했다.

리어리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탐지 콘솔로 돌아갔다. 프라이스의 화면 한쪽에 ODP 6번의 광학 영상이 떠 있었다. 별이 흩어진 검은 화면. 그 한가운데 민간 비콘 B-2의 위치를 표시하는 작은 사각형이 있었고, 사각형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직 2분 35초 전의 B-2, 아무것도 도착하지 않았던 시점의 B-2였다.

"5초."

사각형 안에서 빛이 한 점 번졌다. 광학 영상으로는 그저 별 하나가 갑자기 생긴 것처럼 보였다. 곧바로 그 옆에 하나가 더 생겼다. 그리고 셋, 넷. 적외선 영상에서는 그 점들이 하나같이 뒤로 길게 열 꼬리를 끌고 있었다. 추진기에 불을 붙인 자리였다.

"적외선 신호 다수. 추진기 분사열 확인." 프라이스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빨라졌다. "전부 가속 중입니다. 방향…… 행성 방향."

"추진 신호 분석해. 식별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고."

"대조 중입니다."

화면 아래쪽으로 대조 결과가 한 줄씩 떠올랐다. 민간 선박 데이터베이스, 일치 없음. 국제우주연합 군용 데이터베이스, 일치 없음. 미등록 신호. 미등록 신호. 미등록 신호.

"민간 일치 없음, 아군 일치 없음입니다. 적성 식별 데이터로 넘어갑니다." 프라이스가 잠깐 망설였다. "소령님, 적성 데이터가 지구방위전 때 수집한 거라 6년 전 자료입니다. 일치율이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리어리는 대답 대신 프라이스의 어깨 너머로 손을 뻗어, 가장 밝은 점 하나의 적외선 원본 영상을 확대했다. 분사 불꽃이 네 갈래였다. 네 개의 주추진기가 한꺼번에 켜지는 게 아니라, 아주 짧은 간격을 두고 좌상, 우하, 우상, 좌하 순서로 차례차례 불이 붙고 있었다. 급가속할 때 선체가 뒤틀리는 힘을 줄이려는 점화 순서였다.

처음 보는 순서가 아니었다. 6년 전 지구 궤도에서, 리어리는 포술장 자리에 앉아 그 순서로 불이 켜지는 함선들을 향해 사격 해법을 세 번 세웠고, 세 번 다 맞히지 못했다.

"프라이스, 전체 대조 기다리지 말고 엔진 점화 순서만 따로 돌려."

"점화 순서로…… 네." 프라이스가 조건을 바꿨다. 대조 결과가 다시 떠올랐다. 이번에는 미등록 신호 대신 다른 글자가 줄을 채우기 시작했다.

ISA 전함급 추정. 일치율 71%.

ISA 순양전함급 추정. 일치율 78%.

ISA 구축함급 추정. 일치율 84%.

ISA 구축함급 추정. 일치율 82%.

관제실 안이 조용했다. 공조기 소리가 아까보다 크게 들렸다.

"접촉 수." 리어리가 말했다.

"광학 관측 34척입니다. 비콘 기록으로는 38척. 아직 빛이 안 온 게 네 척 있습니다."

"행성 도착 예상."

프라이스가 계산하는 동안 리어리는 화면을 보았다. 34개의 점이 아주 느리게, 그러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 거리에서 보면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가장 느린 전함급 가속 기준으로, 궤도에 들어오려고 감속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약 3시간 40분입니다. 구축함급만 따로 오면 2시간 반 안팎으로 당겨질 수 있습니다."

리어리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06시 52분. 그는 통신 콘솔로 걸어가 하사가 띄워 둔 빈 보고 초안을 내려다보았다. 커서가 깜박이고 있었다.

"불러 줄 테니 받아 적어." 그가 말했다. "우선순위 플래시. 수신 남부성계사령부. 발신 행성방어군 벨라트릭스-7 궤도방어단장. 06시 47분 민간 비콘 B-2에 함선 38척 도착, 그중 광학 관측 34척. 엔진 신호 대조 결과 ISA 전함급, 순양전함급, 구축함급 포함. 전 함 행성 방향 가속 중, 궤도 도달 예상 약 3시간 40분. 본 단은 이 시각부로 해당 함대를 적대 세력으로 지정하고 전투배치에 들어감. 지원 요청."

하사가 마지막 문장까지 받아 적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리어리는 콘솔 옆 잠금 서랍을 열고 인증 카드를 꺼냈다. 벨 상사가 어느새 옆에 와서 자기 카드를 꺼내 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차례로 카드를 단말기에 꽂았다. 화면에 실전 인증 코드가 떠올랐다.

"송신해."

"플래시 송신합니다. 남부성계사령부 도착 예상 7분 후."

리어리는 정면 화면을 향해 돌아섰다. 스물세 명이 그를 보고 있었다.

"전 궤도방어단, 전투배치. 이 시각부로 실전이다." 그는 평소 브리핑 때와 같은 속도로 말했다. "ODP 1번부터 6번 충전 개시. 하이랜드 발전소 송전 출력 최대. 퀸 중위 다시 불러. 그리고 OCC 연결해."

통신 하사가 회선을 열었다. 이번에는 신호음이 채 울리기도 전에 클라크가 받았다.

"클라크입니다."

"대위, 확인 끝났다. ISA다. 조종석 대기로 올려 줘. 발진은 따로 요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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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트릭스-7 궤도와 민간 비콘 · 도식 · 거리 비율은 실제와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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